비둘기가 된 Fed…美 국채금리 年 4% 밑으로

입력 2023-12-25 18:06   수정 2023-12-26 00:32

미국 국채 금리가 월가에서 내년 말쯤에야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기조를 보이면서 국채 가격 상승(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22일 연 3.90%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의 주요 은행이 미국 국채 금리가 연 4%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시점이 2024년 말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전문가 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국채 금리가 연 4%까지 내리는 시점을 내년 말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연 4.25%), 도이체방크(연 4.05%) 등 4%대 초반 수치를 제시한 은행이 많았다. 연 4.55%의 다소 높은 전망치를 내놨던 골드만삭스는 최근 이를 연 4%로 하향 조정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0월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5%를 넘어섰다. 당시 미국의 고용·소비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며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에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3일 끝난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공개된 점도표에서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0.25%포인트씩 총 0.75%포인트)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국채 금리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Fed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신호에 시장에선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인하 횟수를 여섯 차례까지 보기도 한다.

최근의 급격한 국채 금리 변동에 따라 은행들 사이에서는 단기 국채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러나 내년 말 국채 금리가 연 4% 수준에 머물 것이란 기존 전망을 공식적으로 수정하지는 않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금리 연구 책임자인 프란시스 야레드는 “최근 채권 랠리는 다소 과열됐다”고 했다.

향후 1년간의 국채 금리 향방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단기 랠리에 불과하다는 예상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추가 금리 하락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공존하고 있다. 루카 파올리니 픽텟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노동시장이 큰 폭으로 둔화할 것이란 조짐이 보이지 않는 한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HSBC의 국채 연구 책임자인 스티븐 메이저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대체로 성공했기 때문에 내년까지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임금 상승과 물가가 서로를 자극하는 ‘인플레이션 악순환(inflation spiral)’을 우려하던 이들이 매우 잠잠해졌다”고 했다. HSBC의 내년 말 미국 국채 금리 전망치는 무려 연 3%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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